들어가며: 또 다시 찾아온 여름의 불청객
6월 중순, 서울 거리를 걷다 보면 검은 몸을 가진 작은 벌레들이 쌍으로 날아다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바로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연일 러브버그 관련 게시글이 쏟아지고 있다. "밖에 있다 들어오면 옷에 붙었을까 봐 춤추고 들어온다", "오늘만 최소 30마리를 잡았다"는 한탄의 목소리들이 끊이지 않는다.
2022년 첫 대량 출몰 이후, 러브버그는 이제 한국의 여름을 대표하는 곤충이 되었다. 하지만 정작 이들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해충일까, 익충일까? 언제까지 괴롭힘을 당해야 할까?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퇴치할 수 있을까?
러브버그란 무엇인가? 기본정보 완전분석
정체성과 특징
러브버그의 공식명칭은 '붉은등우단털파리'로 독성이 없고 인간을 물지 않으며, 질병을 옮기지 않는 익충이다.
몸길이는 약 5-7mm 정도로 작은 편이며, 암수가 짝짓기 상태로 먹이를 먹거나 비행하기 때문에 통칭 '러브버그(사랑벌레)'라고 불린다.
수컷은 암컷보다 훨씬 작으며, 성충의 수명은 매우 짧다. 성충 수명이 3일에서 6일로 매우 짧다. 이는 곤충 중에서도 상당히 짧은 수명에 해당한다.
생태학적 역할
많은 사람들이 오해하고 있지만, 러브버그는 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유충은 분해자 역할로 낙엽을 분해하여 토양을 비옥하게 해주고, 성충은 화분매개로 꿀벌과 같이 꽃의 수분을 도와준다. 러브버그는 인체에 무해하고, 진드기 등 해충을 잡아먹는다.
2025년 러브버그 분포도와 출몰 현황
지역별 분포 현황
2025년 현재 러브버그의 분포는 기존 수도권에서 더욱 확산되었다. 2022년에는 러브버그에 관한 민원의 98%가 북한산에 인접한 은평구·서대문구·마포구 3개 구에만 집중된 데 반해, 지난해에는 서울 25개 구 전역에서 민원이 발생했다.
2025년에는 더욱 남하하여 김포공항은 물론 인천(부평구, 연수구, 미추홀구, 계양구 등)에서도 과거보다 러브버그가 더 남하한 지역에서도 출몰하고 있다. 특히 최근 금천구에서 러브버그로 인한 주민 민원이 급증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다.
발생 밀도 변화
올해 러브버그는 지난해와 발생 범위는 유사하지만 '발생 밀도'는 달라진 것 같다. 애초 2년 전 '러브버그 대발생'의 시초였던 은평구·경기 고양시 일대에서는 예년보다 러브버그가 덜 발생했고, 서울 관악산·양천구 등에서는 지난해보다 개체 수가 급증했다.

2025년 출몰시기와 언제 사라지는지 분석
출몰 시기의 변화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러브버그의 출몰 시기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SNS에서 러브버그 관련 언급은 2022년에는 7월 초에 급증했지만 2023년에는 6월 중순으로 2주가량 앞당겨지며, 출몰 시기가 변화된 추이를 보였다.
2025년에는 러브버그가 이번 주부터 서서히 출몰해 이달 말과 다음 달 초 가장 많이 활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브버그는 6월 중순에서 7월 초까지 1년에 1회 발생한다.
언제 사라지는가?
많은 사람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언제까지 참아야 하느냐"는 것이다. 전문가들의 분석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햇빛에 노출되면 활동력이 저하되어 서서히 자연소멸되므로 수명이 약 1주일 정도 되며, 전문가들은 러브버그가 최대 7월 중순까지 활동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러브버그 성체는 보통 1주일 정도, 길어도 2주 정도 산다. 러브버그가 성체로 대발생하기 시작한 지 일주일 정도 됐으니 이번 주 혹은 다음 주 내에는 대발생이 거의 끝나고 드문드문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장마의 영향이 크다. 몸체가 생각보다 약한 러브버그는 비가 세차게 오면 비행에 지장이 생길 수 있다. 대부분의 러브버그는 8월 초~중순 사이 자취를 감춘다.

현실적인 러브버그 퇴치방법 7가지
1. 물리적 차단법
가장 기본이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이다. 방충망의 빈 공간을 보수하여 찢어지고 벌어진 방충망이나, 방충망의 틈사이를 보수하여 러브버그의 유입을 예방한다.
2. 조명 관리
러브버그는 불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불빛 주변으로 끈끈이 패드 등을 설치하면 러브버그가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야간 조명의 밝기를 최소화하고, 외출 시 어두운 색의 옷이 좋다.
3. 색상 대응법
러브버그는 밝은 색을 좋아하기 때문에 어두운 색을 입으면 몸에 달라붙는 것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외출 시에는 흰색, 노란색 등의 밝은 색 의류는 피하는 것이 좋다.
4. 물 활용법
실내에서는 살충제 대신 분무기를 분사해 쉽게 잡을 수 있다. 창틀, 베란다, 외벽 등에 붙은 러브버그는 물로 직접 분사하거나, 휴대용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이는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다.
5. 차량 관리법
자동차 관련 피해를 예방하려면 외출 전 왁스 코팅을 해두면 붙더라도 쉽게 제거되고, 붙은 벌레는 식초+물(1:1) 혼합액이나 베이비 오일로 닦아낸다. 방치하면 도장면에 손상이 있으니 즉시 세척할 것을 권한다.
6. 끈끈이 트랩 활용
러브버그는 불에 모여드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불빛 주변으로 끈끈이 패드 등을 설치하면 러브버그가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7. 친환경 방제법
주방 세제나 가글을 물에 녹이거나 주스나 즙 등을 물에 섞으면 털파리 기피제가 된다. 화학 살충제보다는 이런 천연 재료를 활용하는 것이 환경에도 좋고 효과적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대응방안
서울시의 친환경 방제 정책
서울시가 시민 불편을 줄이기 위해 친환경 방제를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살충제를 쓰는 대신 친환경적인 방역에 나선다는 것으로, 이번 달 말부터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은평구 백련산 일대에 광원·유인제 포집기를 설치할 예정이다.
LED 전구 빛을 사용해 러브버그를 잡는 친환경 광원포집기를 설치해 시범 운영 중이며, 러브버그가 꽃향기를 찾는 습성을 이용해 향으로 포집하는 시범사업도 전개하고 있다.
시민 인식 변화
흥미로운 점은 시민들의 인식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러브버그에 대한 시민인식을 파악하기 위해 SNS 데이터에 감성 분석을 수행한 결과, 2022년 대비 2023년에 러브버그에 대한 부정적 키워드는 61%에서 55%로 감소하고, 긍정적인 키워드는 29%에서 37%로 증가했다.
맺으며: 러브버그와의 현명한 공존
러브버그는 분명 불편한 존재다. 서울연구원이 4월 발표한 서울시 유행성 도시해충 확산 실태와 대응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공포·불쾌감을 유발하는 벌레' 순위 3위(42.6%)에 올랐다. 바퀴벌레, 빈대에 이어 3위라는 것은 시민들의 불쾌감이 상당함을 보여준다.
하지만 러브버그는 결코 해충이 아니다. 우리가 자연을 지키고, 생태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익충'이다. 갑작스럽게 몰려든 벌레에 놀라고 짜증이 날 수 있지만, 심호흡 한 번 하고 잠깐만 참으면 곧 사라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무분별한 화학적 방제가 오히려 러브버그의 대발생을 부추기거나 생태계에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살충제 사용보다는 물리적 차단과 친환경적 방법을 통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25년 7월 중순까지는 러브버그와 함께해야 할 시간이다. 하지만 올바른 정보와 효과적인 대처법을 알고 있다면 충분히 견딜 수 있다. 러브버그를 단순한 해충으로 보지 말고,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자연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공존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